1.8 역사학: 신화가 포함된 기록은 역사적 가치가 없다?

 

고조선과 이스라엘 

과거에 발생한 일은 당시 사람들의 문서기록을 통해 역사학적으로 탐구합니다.

하지만 선사시대로 넘어가면 보존된 문서기록이 적어지기 때문에 고고학적으로 탐구합니다. 

현대적인 개념의 과학적인 검증이 가능한 부분은 굉장히 제한적이 됩니다.

세종대왕이 살아있었다는 우리가 과학 기술을 사용해서 확인한 것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를 통해 판단한 역사학 자료들을 통해 사실로 받아드리게 된거죠.  


초자연적인 존재의 개입. 히브리 민족의 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기록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요?

이런 기록의 사실 여부를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입증할 수 있을까요? 


그 국가의 성경에 기록된 초자연적인 내용들 때문에 그 모든 기록을 허구로 봐야한다면

같은 기준을 다른 국가의 역사적 자료들 역시 동일한 기준을 적용시켜야 합리적입니다. 

당시 주변 국가였던 고대 이집트가 있습니다.

태양을 섬기고 파라오를 신으로 받들고 피라미드를 만들던 고대문명을 남긴 국가입니다.

우리는 당시 그들의 비과학적인 세계관 때문에 그들의 역사기록 전부를 허구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훑어봤습니다. 

삼국유사의 단군왕검에 대한 기록이 신화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모든 역사기록의 신빙성이 사라질까요?

하늘에서 내려온 환인의 서자 환웅부터 여자가 된 곰,

그 웅녀가 나무 아래서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빌어서 태어난 아들인 단군왕검이고,

그 단군은 1500년 동안 나라를 다스리고 1908세에 산신령이 됩니다. 


보물 제419-3호 삼국유사 ⓒ한국학중앙연구원,유남해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삼국유사(三國遺事)]


고조선 단군왕검에 대한 기록은 고려 시대의 승려 일연(1206~1289)이 신라,고구려,백제 3국의 유사遗事를 편찬하여 만든 역사서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처음 나옵니다. 하지만 이 삼국유사의 언급된 중국의 역사, 중국 25사 정사正史에는 고조선의 단군왕검에 대한 기록이 단 한줄도 없습니다. 중국 야사에도 기록이 없습니다. 


물론 삼국사기가 정사이고 삼국유사가 야사野史로 취급되긴 하지만 중국의 역사서에 고조선에 대한 기록이 없다는 것 때문에 한국 역사학자들의 입장이 곤란하다고 합니다. (참고 기사)


만약 이집트의 역사에 이스라엘을 이루게 되는 히브리 민족이 경험한 사건이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시대의 이스라엘의 역사는 허구로 봐야한다면 대한민국의 역사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한편 삼국유사의 원판은 보존되어 있지 않고, 당시 시대 배경상 한글이 아닌 한자, 중국의 고어로 기록되어있고, 기록자는 불교의 승려 입니다. 원본이 보존되어 있지 않고, 종교인이 기록했고, 우리말로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얘기죠.


앞서 말한 원인들이 우리나라 역사를 볼 때 역사적 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스라엘의 역사서가 포함된 성경에게도 어느 정도까지 동일한 시선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스라엘의 역사 

사마천의 <사기>의 기록시기가 기원전 109-91년 정도로 알려져있습니다.

기독교가 탄생한 문화배경인 히브리 민족은 기원전 17세기 족장시대에서 아브라함, 이삭, 야곱이라는 조상을 민족의 기원으로 봅니다.


우리가 지금 이스라엘이라고 부르는  나라를 이루게 되는 히브리 민족은 다른 종교, 다른 세계관을 가진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에서 나온 이야기 같지만, 이건 성경이 아닌 이스라엘 외무부에서 소개하고 있는 역사 입니다. 한편 기원전 천년대부터 히브리 민족의 전통에는 아주 초기부터 ‘필경사(scribe)’라고 불리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그들의 역사를 기록해왔습니다.


주이스라엘대사관 이스라엘 역사연표 

    기원전 17세기 족장시대부터 기원전 13세기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기원전 1020여년 대 군주제가 성립하고, 기원전 1000년 대에 다윗왕이 예루살렘을 수도로 정하게 됩니다. 현대 개념의 국가를 이루게 되는 히브리 사람들은 국가를 이루기 전부터 역사 속에 ‘신'이라는 존재가 그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역사적 사건 속에 함께 했다고 믿었다고 볼 수 있구요.

그래서 그들의 역사엔 늘 ‘신'의 ‘개입'에 대해 기록됩니다.


    그들의 기록에 ‘신'이 언급되었다고 그들의 역사 기록 전부를 등한시하기엔 이 히브리 민족은 그 조상 아브라함 기원부터 시작된 일이기 때문에 전부 배제할 경우, 남길 게 없어 집니다.



메르넵타 석비

성경에 포함된 기록들을 제외하면 기원전 1209년 대쯤의 이집트 메르넵타 석비라는 것에 기록된 ‘이스라엘 민족'으'로 해석되는 글귀가 있다고 합니다.

메르넵타 석비의 "이스라엘 민족"으로 해석되는 구절.


"Israel is laid waste and his seed is not;" 

이스라엘은 황폐해졌고, 그들의 씨(후손)은 없다' 


이게 성경이라는 고대문서 외의 가장 오래된 이스라엘에 관한 역사적 기록입니다. 


이집트 비석에 기록된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내용이죠.


종종 성경 속의 이스라엘 민족이 실존했고, 정말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다가 탈출했고, 
정말 홍해 앞에서 그들을 놓쳤다면 
왜 이집트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냐는 질문을 볼 때가 있습니다.


일단 기록은 존재하고, 그들의 기록에 따르면 이스라엘을 전멸하고 없어야 하지만,

지금도 많은 노벨상을 배출하는 민족으로 남아있죠. 


심지어  전세계에서 0.2%에 불가한 유대인들이 어떻게 노벨상 수상자의 2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1901년에서 2020년으로 의학/약학에서 57명 (전세계 기준 26%, 미국인 기준 38%), 물리학에서 56명(전세계 기준 26%, 미국 기준 39%), 화학분야에서 36명(전 세계 기준 19%, 미국인 수상자 기준 29%) 경제학에서 34명 (전세계 기준 40%, 미국 기준 50%)을 배출했습니다. 


이런 유대인들을 바라볼 때, 민족의 역사를 배제하고, 교육 성과의 우수성만 연구한다면 그 결과가 충분히 완전하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어쩌면 우린 그들의 교육관에 영향을 미친 철학적 기반, 그들의 세계관을 놓치게 되지 않을까요? 



파라오를 신으로 취급했던 이집트 인들을 그들의 파라오가 겪은 수치스러운 일들을 기록했을지 의문을 갖아봅니다.


한편, 성경에 언급된 대제국 '앗수르Assyria'는 1845년까지는 성경에서만 존재했고, 세계사에서는 기록되지 않았던 국가 입니다. 그래서 성경을 전설이고 허구라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영국인 오스틴 레이어드(Austen Henry Layard)가 중동에서 성경에 기록된 앗수르라는 대제국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성경에만 있던 앗수르를 발견합니다. (참고기사 BBC) 

그림: 오스틴 레이어드
기원전 650년대의 앗수르 제국과 현대 국경



신화인가? 역사인가? 

단군신화,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의 신화 때문에 삼국사기를 전부 허구로 취급해야 과학적인 걸까요?

신이 이집트에 내린 10개의 재앙의 이야기, 모세가 홍해를 가르고 히브리 민족을 이집트의 통치에서부터 벗어나게 했다는 이야기, 역시 과학적인 방법으로 고증해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제한적입니다.


한편 ‘과학적으로 검증 불가능 하기 때문에’ 가치가 없는 기록일까요?

그렇다면 과거사를 연구하는 모든 역사학자들과 고고학자들은 굉장히 무의미한 학문을 탐구 하고 있는 게 됩니다. 


어떤 의미에선 우주의 기원, 과거를 연구하고 있는 우주학자들도 마찬가지구요. 


어떤 이유에서든 기원전 히브리 민족은 초자연적인 존재의 개입을 믿었고

그들의 역사기록에서는 그 개입을 경험한 민족의 이야기가 담겨집니다.

막상 그 이야기를 읽어보면 히브리 민족의 선민의식,

즉 신에게 선택 받은 민족이라는 우월성을 드러내기엔 그들의 실패만 가득합니다. 


<이집트 왕자> 이야기의 모세의 기적을 제외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 자기 민족을 선택한 신을 계속 배반하는 선택을 계속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 속의 신은 종종 ‘선지자’ 라는 존재를 통해 경고합니다. 

(선지자라는 미래를 보는 사람이란 뜻으로 주로 사용되지만, 성경에선 당시 사회 문제들 등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고 알려주는 사람'의 의미를 내포합니다. 국가의 타락과 선민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이스라엘에게 신이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으로 쓰입니다.) 


그 선지자의 말을 듣고 성공하는 이야기가 많아야 “선택 받은 민족”의 이미지가 유지될텐데, 실패하는 이야기만 가득한 게 좀 의문입니다. 


그들이 가장 위대한 왕으로 여기는 다비드(다윗) 역시 신화적인 승리만 기록하고 있지 않습니다.

양치기 소년이 적국의 장군을 물리치고 왕이 되는 멋진 모습이 있지만,

부하의 아내를 탐내고 권모술수로 그 남편을 죽게 만드는 치명적인 도적적 실수를 기록합니다.

또 아들들로 인한 내전과 반란이 가득한 시대의 이야기가 담기는 현실적 ‘리얼리즘’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리얼리즘을 고려해서 그 모든 기록이 사실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다만, 고대사를 바라볼 때 우리에게 주어진 두 가지 해석의 선택을 의미 있게 하려면

다른 시선을 적용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사실이거나 거짓’이 아닌 ‘그들이 그렇게 믿었거나 그들이 경험했거나’로 바꿀 때 더 의미 있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란 국가가 탄생하기 이전의 그들은 그런 초자연적인 존재의 개입을 정말로 경험했거나, 적어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세계관은 그저 종교경전에 남아 특정 종교집단에게만 유지된 게 아니라 그들의 법 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등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국가를 잃게 되는 순간에도 그들이 가는 곳마다 이뤄진 유대인 커뮤니티에서 유지되고 발전 됩니다. 


물론 제 궁극적인 관점은 역사적으로 발생한 일은 근거를 남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역사적 사건이 보존되어 있지 않은 점 역시 이런 검증 작업을 복잡하게 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현실은 복잡한 여러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고 그런 복잡한 현실이 반영된 것이 인류의 발자취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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